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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da 직장 생활

최근 직장생활 모음

by W.V.S 2020. 8. 15.

 

벌써 한 주가 지나갔네요... 요즘 나름 바빠서 그런지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 보다 젊었을 때, 저보다 연배가 많으신 분들이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번개처럼 흘러간다고 했던...

달리기하면서 항상 보는 그림같은 강변

간만에 회사 얘기 좀 해볼까 합니다. 최근에 발생했던 일들인데...한국에서 경험한 회사생활과는 차이가 있기도 하고, 특별한 경험이기도 해서 이렇게 공유합니다.

먼저,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한창 바쁜 척 하면서 제 laptop 앞에서 일하고 있는데, boss가 다가오더라구요... 그런데, 평소와는 다른 옷차림에 가방 하나를 짊어지고 있었습니다. '뭐지?' 라는 생각을 찰나에 하고 있는 동안에...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래도 나 먼저 퇴근해야겠다. 지금 너무 졸려서 못 앉아있겠어...!그럼 안녕!" 헐~! 그 때 시각은 정확히 3:02 pm 이었습니다. 저희는 칼퇴근을 하더라도 오늘같은 금요일이 아니면 보통 4시 이후에 퇴근하는데...헐~! 거기다가 제 보스는 보통 5시에 퇴근하거든요...그런데, 졸립다고 기냥 3시에 퇴근한겁니다. 제가 한국에 있었을 때에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 벌어지는 순간이었죠... 그렇게 보스가 쉐잉 하고 나가고 나니깐, 저도 일할 의욕이 떨어지더라구요...갑자기 일하는 속도가 느려지게 되고, 급기야는 저도 달아나려고 했지만...하필 저는 어제 제가 챙겨야 하는 프로젝트가 4:35 pm에 나오는 바람에 빨리 퇴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오히려 5시가 넘어서 퇴근했답니다. 아 다.

이러저러한 평범한 사유로 빨리 퇴근할 수 있는 이런 문화...ㅎㅎㅎ 넘 좋네요...저도 언젠가는 써먹어야죠...ㅋㅋㅋ

 

두번째 에피소드는 한 2주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제 프로젝트 관련해서 라인 작업자가 이렇게 개선을 해달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요구사항이 그리 합리적이지 않았지만, 일단은 체크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럴 때, 노조의 보이지 않는 억압에 의해 비합리적인 것도 비용을 써가며 라인의 요구사항에 맞춰주기도 했었답니다. 다시 2주 전 캐나다 상황으로 돌아와서, 그 작업자 의견대로 적용하면, 다른 작업자가 불편하게 되고, 당연히 비용이 수반되게 되고, 프로그램도 새로 짜야 하는 상황인 것이죠...일단 보스에게 알리고, supervisor에게도 현 상황을 알려주었답니다. 슈퍼바이져가 양쪽에 다 합의를 받으면 수정하겠다는 조건을 달고 얘기를 했었죠...한 쪽 shift supervisor는 자기가 합의를 받겠다 했고, 합의가 될 때까지 제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제 보스도 이것은 아니다 싶어서 다른 쪽 shift 의 고참 수퍼바이져에게 상황을 얘기해 주며, 의견을 나누었더랍니다. 그 고참 수퍼바이져는 그런 불합리한 수정을 할 필요 없다 하며, 자기가 알아서 처리하겠다 합니다. 우~와! 저는 노조가 있는 작업자 요청이라서 은근히 걱정했었거든요...사실 제가 예전에 한국에 있는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할 때, 노조 대의원과 대판 싸운 적이 있거든요...ㅎㅎㅎ 사실 다행히도 그 대의원이 폭력을 행사하기 전에 주변에서 말렸답니다. 나중에는 그 대의원이 자기가 잘못했다며 사과하더라구요... 저는 나름 친작업자 성향이라서 많이 도와주는데도 그러한 오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요...그래서 노조라 하면 일단 왠지 모르게 접고 들어가는 입장이었는데...여기는 다르다는 것을 또 한 번 경험했답니다. 억지 부리지 않고, 앞뒤 상황을 설명해 주고 나서, 노조가 '그것이 합리적이다' 라고 인정이 되면 그대로 수긍을 합니다. 정말 여기 엔지니어는 일할 맛 납니다. 가끔씩 있는 얼토당토 않는 일로 시간 낭비 및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는 환경이니까 말입니다.

 

세번째 에피소드는, 제가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해야 되나...하여간 그 비스무리 한 것을 겪은 사례입니다.

한 달 전 즈음에 코로나로 인해 신경도 예민해지고, 회사일에도 점점 싫증이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보스와 함께 라인에서 뭔가를 점검하고 있는데, 누가 제 뒤에서 제 뒤통수를 '퍽' 하고 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열이 엄청 받아서 뒤를 돌아보았더니, 평소에 누군가에게 늘 mean한 작업자가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 가더라구요...그 때, 보스가 옆에 있는 바람에 심한 말은 못하고, 아주 성질난 소리로 "Hey~!" 라고 했지요... 보스와 볼 일이 끝나고, 보스는 다른 방향으로 가길래 저는 바로 그 작업자에게 달려갔답니다. 열이 엄청난 상태였고, 다시는 이러한 짓을 못하도록 강하게 얘기해야겠다 싶어서 정말 싸울 기세로 달려갔습니다. 그 사람을 20m 앞에 두었을 때, 제가 가운데 손가락만 치켜 올린 상태로 그 사람에게 계속 날렸습니다. 그 사람은 여전히 웃고 있더군요...제가 그 사람 바로 앞에까지 오자,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그 사람이 약간 겁먹은 표정으로 "왜 그러냐?"고 그러더군요...그래서 제가 "왜 날 쳤냐고?" 했죠...그 사람 왈 "그냥 장난 친거다!" 제가 다시 "난 이런 장난 정말 싫어한다. 어느 누구도 나를 그렇게 때리면 가만두지 않는다."고 했죠... 그 사람이 "미안하다, 이건 정말 장난이었다. 우리 친구 아니냐!" 라고 하니까, 더이상 세게 못나가겠더라구요...그래서 거기서 마무리 하는 것으로 하고, 다시는 나를 치지 말라고 경고를 했답니다. 그 작업자도 "다음부터는 절대 안그러겠다." 하더군요... 상황을 정리 해보니, 인종차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사람이 장난이 좀 심했던 것이죠... 일단은 그렇게 좋게좋게 끝냈습니다.

그 다음 날 부터는 저에게 무지 잘해주더군요... 전 살짝 부담되어서 은근히 피하려고 했었는데...짜식이 알아서 저에게 협조를 잘 하더군요...평소와는 다르게 말입니다. 참...인간관계가 어디 가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누가 나를 얕잡아보면, 한번씩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직접 부딪쳐서 내가 얕잡힐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외국에서 인종차별 비스무리 한 것을 당한다면, 과감하게 맞서시기 바랍니다. 당당하게 말입니다.

저희 가든에서 빠알갛게 익은 토마토

오늘 제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불금이라 맥주에 와인 한 잔 했더니...점점 졸립네요...

 

그럼 다들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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