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집에만 머무른지 8일째 되는 날입니다.
이거, 창살없는 감옥이나 다름 없네요...이틀 전에는 아이들과 볼도 좀 차고, 배드민턴도 칠 겸 가까운 공원에 나가봤는데...헐~! 정말 휑 하더라구요...그 넓은 공원에 아무도 없고, 저희만 볼 찬다는게 이상하게 보일 것 같아서 그만 돌아왔었답니다. 주변 상황을 돌아보면, Avengers: End Game 첫 장면에 나오는 그러한 분위기 입니다. 아무도 없는 적막감...도시 전체가 마비된 것 같은 공허함...마치 희망이 사라진 것 같은 우울함...생각만 해도 추욱 쳐지게 만드는 이러한 기분들...정말 다시는 경험해보고 싶지 않은 상황들이네요...
저희 아이들은 현재 학교를 안간지 2주가 지났습니다. 첫번째 주는 여기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공식적인 March Break 이니, 실컷 놀게 놔두자 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이 행복감을 만끽하도록 방치했었습니다. 그 다음주부터는 제 와이프가 시킨 숙제를 하게끔 했는데...그 양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 나머지 시간에는 주구장창 게임만 하게 되는 상황이죠... 저나 와이프도 그동안 보지 못했던 한국 드라마 도장깨기를 하고 있다보니, 아이들에게 소홀했었구요... 이렇게 한 가족이 폐인들이 되어가고 있답니다.
어제는 아이들이 게임만 하게 놔둬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좀 더 체계적으로 그러면서도 자발적으로 공부(?) 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머리를 쥐어짜보았습니다.
1. 책읽기
2. 평소에 하던 On-line 교육 실시하기
3. 각자 정해진 양만큼 Chapter book 필사하기
4.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추가된 학교 On-line 교육 실시하기
5. Googling을 통해 알게된 자가 On-line 교육 실시하기
6. 한글 공부
저기서 일부는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이고, 일부는 추가된 것들입니다.
현재 저희 아이들은 학교 안가고 집에서 실컷 게임할 수 있는 것에 너무 행복해 합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내 아이들을 위해 그러한 망종을 자제시키고, 또한 진정한 자유를 안겨주기 위해...너무 쉽지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스스로 선택하게 두었습니다.
Option 1. 주말을 포함하여 매일 제시된 과제들을 모두 마친 후 Game을 한다.
Option 2. 평일에만 제시된 과제들을 하고, 주말 이틀 동안은 쉰다. 대신 Game은 주말에만 한다.
그랬더니, 2살 더 많은 딸내미는 Option 1을, 아들내미는 Option 2를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유를 각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딸내미는 하고싶은 게임을 매일 할 수 있으니 당연히 Option 1을 선택했답니다. 그러나, 아들내미는 이러다가 게임 중독될 것 같아서...특히, 누나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안될 것 같다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아들내미가 게임을 더 즐기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제가 아들에게 "주중에는 아예 게임을 못한다. 그래도 괜찮겠어?" 라고 물었습니다. 제 아들 왈, 대신 자기하고 탁구치고, 보드게임 하자 합니다. 그리고, 자기는 주말에는 공부안하고 그냥 쉬고 싶다 합니다.
그러더니...아들 왈, "이거 앞으로 일주일만 이렇게 하면 되잖아...ㅎㅎㅎ" 저희 아들은 지금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는 듯 했습니다. 우리가 모두 이구동성으로, 이거 잘하면 현재 학년이 끝나는 6월까지 이 사태가 지속될 수도 있다 했더니...다시 골똘히 생각에 잠기더라구요...ㅋㅋㅋ
그래서 제가, "너희들이 똑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서로가 상대방에 의해서 각자의 활동에 집중이 되지 않을 것이고, 효율 및 효과가 떨어질 것이다. 그러니까, 너희 둘이 서로 논의해서 한 방향으로 정해서 아빠에게 알려주려무나...!" 라고 주문했죠...
서로 옥신각신하며 10분 간 자기 주장이 더 낫다 하더니...결국에는 아들이 누나의 주장에 따르기로 했답니다. 뭐...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였지요...
서로 의견 일치를 본 것에 기특해서...추가 Option을 제시했었죠...
Option 3.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어진 과제를 한 후에 Game을 하고, 일요일에는 과제 없이 자유시간을 갖는다.
처음에 딸내미는 Option 3가 더 불리한 것인 줄 알고, 거부했다가 다시 들어보니 더 나은 조건이라서 그렇게 한다 합니다. 아이들한테, 아빠는 자기네한테 힘든 일만 주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ㅎㅎㅎ
이렇게 해서 코로나로 인한 긴 방학(?)에 대비해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시킬까 하는 고민은 잠시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이참에 한글공부를 더 많이 시킬 생각입니다.
이젠 저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점점 더 폐인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라...이 일을 어찌해야 할지...이런 것을 보면 저는 어느 정도 구속이 있는 상황에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사업이 아닌 회사를 다녀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다들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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