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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 in Canada

자기 주도 학습 ... Canada Covid-19 상황

by W.V.S 2020. 3. 29.

오늘로서 집에만 머무른지 8일째 되는 날입니다.

이거, 창살없는 감옥이나 다름 없네요...이틀 전에는 아이들과 볼도 좀 차고, 배드민턴도 칠 겸 가까운 공원에 나가봤는데...헐~! 정말 휑 하더라구요...그 넓은 공원에 아무도 없고, 저희만 볼 찬다는게 이상하게 보일 것 같아서 그만 돌아왔었답니다. 주변 상황을 돌아보면, Avengers: End Game 첫 장면에 나오는 그러한 분위기 입니다. 아무도 없는 적막감...도시 전체가 마비된 것 같은 공허함...마치 희망이 사라진 것 같은 우울함...생각만 해도 추욱 쳐지게 만드는 이러한 기분들...정말 다시는 경험해보고 싶지 않은 상황들이네요...

 

© kellysikkema, 출처 Unsplash

 

저희 아이들은 현재 학교를 안간지 2주가 지났습니다. 첫번째 주는 여기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공식적인 March Break 이니, 실컷 놀게 놔두자 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이 행복감을 만끽하도록 방치했었습니다. 그 다음주부터는 제 와이프가 시킨 숙제를 하게끔 했는데...그 양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 나머지 시간에는 주구장창 게임만 하게 되는 상황이죠... 저나 와이프도 그동안 보지 못했던 한국 드라마 도장깨기를 하고 있다보니, 아이들에게 소홀했었구요... 이렇게 한 가족이 폐인들이 되어가고 있답니다.

어제는 아이들이 게임만 하게 놔둬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좀 더 체계적으로 그러면서도 자발적으로 공부(?) 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머리를 쥐어짜보았습니다.

1. 책읽기

2. 평소에 하던 On-line 교육 실시하기

3. 각자 정해진 양만큼 Chapter book 필사하기

4.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추가된 학교 On-line 교육 실시하기

5. Googling을 통해 알게된 자가 On-line 교육 실시하기

6. 한글 공부

 

© alvaroreyes, 출처 Unsplash

 

저기서 일부는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이고, 일부는 추가된 것들입니다.

현재 저희 아이들은 학교 안가고 집에서 실컷 게임할 수 있는 것에 너무 행복해 합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내 아이들을 위해 그러한 망종을 자제시키고, 또한 진정한 자유를 안겨주기 위해...너무 쉽지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스스로 선택하게 두었습니다.

Option 1. 주말을 포함하여 매일 제시된 과제들을 모두 마친 후 Game을 한다.

Option 2. 평일에만 제시된 과제들을 하고, 주말 이틀 동안은 쉰다. 대신 Game은 주말에만 한다.

그랬더니, 2살 더 많은 딸내미는 Option 1을, 아들내미는 Option 2를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유를 각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딸내미는 하고싶은 게임을 매일 할 수 있으니 당연히 Option 1을 선택했답니다. 그러나, 아들내미는 이러다가 게임 중독될 것 같아서...특히, 누나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안될 것 같다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아들내미가 게임을 더 즐기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제가 아들에게 "주중에는 아예 게임을 못한다. 그래도 괜찮겠어?" 라고 물었습니다. 제 아들 왈, 대신 자기하고 탁구치고, 보드게임 하자 합니다. 그리고, 자기는 주말에는 공부안하고 그냥 쉬고 싶다 합니다.

그러더니...아들 왈, "이거 앞으로 일주일만 이렇게 하면 되잖아...ㅎㅎㅎ" 저희 아들은 지금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는 듯 했습니다. 우리가 모두 이구동성으로, 이거 잘하면 현재 학년이 끝나는 6월까지 이 사태가 지속될 수도 있다 했더니...다시 골똘히 생각에 잠기더라구요...ㅋㅋㅋ

그래서 제가, "너희들이 똑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서로가 상대방에 의해서 각자의 활동에 집중이 되지 않을 것이고, 효율 및 효과가 떨어질 것이다. 그러니까, 너희 둘이 서로 논의해서 한 방향으로 정해서 아빠에게 알려주려무나...!" 라고 주문했죠...

 

© headwayio, 출처 Unsplash

 

서로 옥신각신하며 10분 간 자기 주장이 더 낫다 하더니...결국에는 아들이 누나의 주장에 따르기로 했답니다. 뭐...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였지요...

서로 의견 일치를 본 것에 기특해서...추가 Option을 제시했었죠...

Option 3.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어진 과제를 한 후에 Game을 하고, 일요일에는 과제 없이 자유시간을 갖는다.

처음에 딸내미는 Option 3가 더 불리한 것인 줄 알고, 거부했다가 다시 들어보니 더 나은 조건이라서 그렇게 한다 합니다. 아이들한테, 아빠는 자기네한테 힘든 일만 주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ㅎㅎㅎ

 

이렇게 해서 코로나로 인한 긴 방학(?)에 대비해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시킬까 하는 고민은 잠시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이참에 한글공부를 더 많이 시킬 생각입니다.

 

이젠 저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점점 더 폐인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라...이 일을 어찌해야 할지...이런 것을 보면 저는 어느 정도 구속이 있는 상황에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사업이 아닌 회사를 다녀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다들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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