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캐나다의 작은 도시는, 새벽부터 비가 오더니...한 시간 전부터는 함박눈으로 바뀌어서 내리고 있습니다. 헐~! 4월에 눈이라...그것도 함박눈이라니...!
눈과 비가 오는 것을 보고 있자니, 작년 초겨울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네요...
작년 초겨울에 엄청난 비와 함께 무지 센 바람이 밤새 불었었답니다. 그 다음날 아침에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중에 와이프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대박 사건이 터졌다고 하면서 걸려온 전화...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헐~! 저희 집과 옆집 사이에 있는 Fence 일부가 기둥이 부러진채 쓰러져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거 또 DIY를 해야 하는 기회인가, 아니면 울타리 전문가를 불러서 해결해야 하나 등등의 생각들이 머리속에서 맴돌고 있었습니다. 우선 옆집에서 어떻게 나오나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저희만의 문제가 아니었으니까요...그 날은 아무 소식이 없었습니다. '내일까지 기다려보다가 아무 얘기 없으면, 내가 먼저 이웃집에 상의를 해봐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다른 일로 신경이 넘어갔지요...
다행히도 그 다음날이 토요일이라 이웃집과 얘기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는 중에, 옆집의 두 청년이 벌써 작업(?)을 시작했더라구요...20대의 두 청년이 삽질을 하며 post 하단의 흙들을 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Back yard로 나가서 "Hey, what's up?" 이라고 했죠...그랬더니 둘 중 하나가, 이 울타리가 어제 강력한 바람으로 인해서 넘어졌고, 지금 자기네가 post 바닥까지 함 파보려고 한다 하네요...그러면서 제 의견도 좀 얘기하고...중간에 서로 통속명도 하게 되었죠...사실 이 두 친구들은 2년 동안 거의 본 적이 없었습니다. 주로 집에만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 친구들이 삽질하다가 한 템포 쉬면 제가 나서서 삽질하고 그렇게 한 2시간동안 진행했었습니다. 애들이 삽질하는 것을 보니...군대를 안갔다 와서 그런가 애송이 티가 나더라구요...^^ 상대적으로 저는 예전에 공병대에서 삽질을 수백만번을 해봤기 때문에, 삽질하는데는 도가 텄지요. 나이가 40 중반인데도, 그 20대 캐네디언 친구들보다는 훨씬 잘하고 속도도 내기도 했었네요...^^v
제가 한참 삽질할 때면, 얘네들은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은지...쉬지도 않고 의견을 주고 받더라구요...이것이 캐네디언 문화중에 하나이긴 합니다. 끊임없이 서로의 의견을 내고 합의점 또는 보다 나은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저도 질새라 의견 한 두 개 내기도 했었습니다.
Post 주위 1m 정도 파고 들어가니까 그 포스트를 지탱하고 있는 콘크리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70cm 정도 깊이로 된 그 콘크리트가 묻혀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콘크리트를 빼내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콘크리트를 깨보자, 아님 밧줄을 이용해서 빼보자 등등 의견을 내보고 시도했지만, 삽 및 조그마한 hammer 들만 갖고 있는 처지인지라 더 진행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일단락 하고 내일 다시 시도해보자 하고 서로 흩어졌습니다.
저와 와이프는 그 친구들이 스스로 뭔가를 해볼려고 하는 점이 기특하고 고마워서 피자 한 판을 선사했지요...
여담이지만, 여기 캐나다는 모든 새참과 아이들 생일 파티 등에 피자 하나면 만사 OK 라서 참 편합니다. 새참거리, 아이들 생일 파티 음식을 뭐로 할까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ㅋㅋㅋ
그 다음날은 비가 많이 오고 날씨는 더욱 추워져서 진도를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답보 상태로 있는데, 화요일 저녁에 다시 한 번 둘러볼려고 Back yard에 갔더니, 새로운 post와 함께 fence가 세워져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얼~! 이거 횡재했네...ㅎㅎㅎ 사실 그 전에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거든요...
이웃집에 찾아가서 확인해보니, 그 청년들 아버지가 아는 전문가가 있어서 $150 지불하고 해결했다 하더라구요...그래서 저희도 그 절반인 $75을 이웃집 청년에게 건네주고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사고를 고치기 위해서 처음부터 전문가에게 맡겼으면 $300 내지 $400 정도 지불해야 했었을텐데...저렇게 저렴하게 해결되어 감사할 따름이었죠...그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니까, 그 친구도 half를 내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구요...사실 어떤 집은 "이 울타리는 나와는 상관없으니까 너희들이 고치건 말건 알아서 하시게!" 하며 절반 금액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 거부하는 이웃도 많거든요...그 때의 그 강한 바람이 저희 집 울타리 뿐만 아니라, 주변 다른 몇몇 집 fence도 넘어뜨려 놨었더라구요...
저희는 그렇게 잘 해결되서 기분 좋은 저녁을 보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럼 다들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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