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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in Canada

와이프의 생일 선물 준비

by W.V.S 2020. 5. 6.

 

와이프가 지난 4월 며칠째 열심히 검색을 했답니다. 저는 '왜 저렇게 열심히 검색을 할까?' 하며 긴장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저를 부릅니다. 미소 띤 얼굴로 검색한 결과를 보여주며, "이거 어때?" 라고 묻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괜찮아 보인다고 말하고 제 할 일을 마저 하려고 하는데, 와이프가 "그럼 우리 이거 이번에 함 살까!" 라고 떠봅니다. 이거 말렸다는 생각이 든 순간, 이미 때는 늦은 듯 했습니다. 와이프가 이게 왜 좋은지, 왜 필요한지, 그리고 다른 제품에 비하면 얼마나 착한 가격인지 장황하게 또한, 친절하게 설명을 합니다.

와이프가 5년 전 아파트 살 때부터 가끔씩 흘렸던 요청 사항이 드디어 꽃을 피울 때가 되었나 봅니다.

 

보통의 남자들이 그러하듯이 사실 저는, 쇼핑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제 소비주의는 '꼭 필요한게 아니면 안산다!' 라는 절약 알뜰형 스타일이라 와이프가 뭘 사자고 할 때마다 경계를 하곤 하죠...너무나 고맙게도 와이프는 크게 불평하지 않고, 제 모난(?) 성격에 잘 맞추어주며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때가 된 것 같아서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제가 본의 아니게 5년 동안 미루었던 것은 바로 피아노였습니다. 부자들처럼 그랜드 피아노를 사주지 못해서 미안했지만 굳이 내색은 안했습니다. 와이프는 전자식 피아노를 사는 것에도 너무 만족하고 고마워합니다. 이번에는 아이들도 놀래더군요..."엄마, 아빠한테 그렇게 무리한 부탁 하면 안돼애~!" 라고 아들내미가 얘기하고, 딸내미는 "아빠, 진짜 그거 살거야? 우와, 아빠 이렇게 멋있는줄 몰랐는데!" 라며 살짝 놀라면서도 장난을 칩니다. 제가 그래서 이렇게 맞받아쳤습니다. "야이 자샤~! 내가 언제 안멋있던 적 있었냐!" ㅋㅋㅋ 피아노 한 대 산다고 이러한 대접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ㅎㅎㅎ

 

주문한 피아노가 배달되기 며칠 전 와이프가, "이제 내 생일도 다가오는데...다들 생일 선물 준비하는거 잊지마!" 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출혈이 심하게 만든 저 피아노를 와이프 생일 선물로 둔갑시켜야 겠다는 생각말입니다. 와이프한테 죽는(?) 소리 하며 제안을 했습니다. 와이프가 마지 못해 이해해 주었네요...너무나 고맙게도 말이죠...그러고 나서, 와이프가 아이들에게 한 말, "배달되는 피아노는 내 것이니까, 내 허락 없이 아무도 건들지마, 알았으야~?" ㅎㅎㅎ 저는 따로 개의치 않았습니다. 아무려면 어떻습니까!ㅎㅎㅎ 왜냐하면, 와이프를 기분 좋게 해줄 수 있는 선물을 고르는 일... 그 큰 산을 넘었으니깐요... '요르레이요흐~!'

 

와이프와 아이들은 피아노가 배달되는 3주가 3년처럼 느껴졌나 봅니다. 무지 기다리고, 또한 엄청 기대를 하더라구요...

기다림 끝에 마침내 그 날이 왔습니다. 4월 초에 온라인을 통해 코스코 제품을 주문한 후 3주만에 배달이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무료 배송이라서 UPS 직원이 그 무거운 피아노를 집 앞까지 갖다 놓았네요. "Thank you!" 함 날려주~고...

그다음은, 박스 자체를 소독한 후에 그 무거운 것을 뒤뚱뒤뚱 끌어와서 집 안에 넣어놓고 포장을 풀어보았습니다. 자택근무 중인데, 당장 조립해야 하나! 하며 갈등이 생겼습니다. 나중으로 미루면, 와이프와 아이들에게 맛있는 밥 앞에서 다섯 시간을 기다리게 하는 상황이 되는 것 같아서 그리고, 이왕이면 와이프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과감히 모든 포장을 뜯고 바로 맥가이버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박스 안에 아기자기하게 담겨있는 피아노와 테이블
박스를 뜯어보니 드러나는 피아노 건반의 아름다운 모습

 

 

자 이제 슬슬 DIY 시동을 걸어볼까요!

피아노 건반, power line, extra pedal 그리고, 악보 거취대

피아노는 테이블에 올라갈 준비가 되었고~!

전자식 피아노라서 아직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다음은 오늘의 메인 DIY item...piano table 조립입니다.

Table 조립하기 전 ... 열 일 하는 my lovely toolbox

그럼 instruction 에 나와있는 대로 맞추고 조이고 설치...

Table 조립 후 ... 조립하고 나니 무척 간단해 보임 ㅎㅎㅎ

 

 

다음은, 피아노 건반을 테이블 각 코너에 맞추어 올려놓습니다. 얼~! 사이즈가 딱 맞습니다.

피아노 건반을 올려 놓아서 구색이 갖춰진 모습

 

 

다음은 Piano pedal set...

이것도 이미 저 상태로 조립되어져 왔네요,,,

역시 instruction 에 나와있는대로 테이블 하단에 설치.....

그런 후에 각각의 line을 연결하니까, 드디어 피아노다운 음색을 뽐냅니다.

이제는 바로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상태... Beautiful!!

아이들이 이 때를 목메어 기다렸다는듯이 서로 피아노를 쳐보겠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 다음은 piano chair....

Piano Chair 조립 전

역시 이것도 instruction 대로 맞추고 꽉 조여줍니다. 그럼 다음과 같이 완성이 되네요...

Piano Chair 조립 후... 메모리 폼이 살짝 얹혀져 있네요...

 

이로써, 모든 Piano table 및 chair 조립이 완료가 되었습니다. 다 조립하고 나서 보니까 제법 있어보입니다.

구색이 갖추어진 피아노

이렇게 조립하는 것이 딱 한 시간 걸렸네요... 다행히도 업무시간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와이프나 아이들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를 감상하기만 하면 됩니다. 와이프는 어렸을 때 피아노를 잠깐 배웠답니다. 저는 한 번도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제야 그 아름다운 선율을 느끼고 있습니다. 와이프는 틈만 나면 피아노 연습을 하네요...저렇게 열심히 연습하는 것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이젠 '엘리제를 위하여'를 비롯한 간단한 음악을 연주할 줄 아는 것 같습니다. 와이프가 너무 행복해하고, 피아노 치는 것을 상당히 즐기는군요...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진작에 사줄 걸 그랬습니다.

딸내미는 캐나다 오기전에 역시 잠깐 피아노 학원에서 배운 적이 있지만 다 잊어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지금은 플룻을 연주할 수 있기에 악보를 볼 줄 아니까 제법 피아노 연주도 합니다.

아들내미는 피아노를 배운 적도 없는데, 제법 엄마와 누나를 따라서 쳐보려고 노력합니다. 그래도 쉽게 안되니까, 저에게 자신의 연주를 보여주겠다 하며... 전자 피아노 기능을 사용하여 음악이 나오게 하고 자신은 음악에 맞추어 건반 치는 시늉을 하며 자랑합니다. ㅋㅋㅋ 아들내미 역시 클라리넷을 배우고 있다 보니 악보를 제법 볼 줄 아네요...관심만 갖으면 피아노를 금방 배울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 피아노 소리를 들으니까 마음 또한 정화되는 것 같습니다.

 

피아노 테이블 DIY 얘기를 하려고 하다가 제 가족 얘기를 더 많이 하게 되었네요...ㅎㅎㅎ

 

 

그럼 모두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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