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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da 학교 생활

캐나다 College 본과에서 느꼈던 첫 인상

by W.V.S 2020. 5. 15.

 

오래 전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저는 캐나다 college에서 자동차 정비를 전공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자동차 관련 회사에서 10년 남짓 engineer로 일했기 때문에 별 고민 없이 그 학과를 선택했었습니다. 제가 캐나다 college를 다녔던 이유는, 2년 동안 영어공부도 하고, 이 곳 문화와 생활에 대해 적응을 해서 졸업할 때 즈음에는 안정적으로 직장을 잡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또다른 이유는, 2년제를 졸업하면 3년짜리 open work permit을 받을 수 있으므로, 그 3년 동안 자유롭게 아무 직장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가 생기기 때문이죠...그러면 총 5년 안에 영주권을 따려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어쨌든 위와 같은 사유들로 인해 캐나다 대학을 다녀야겠다고 마음 먹었고, 과를 선정하는데 있어서는 제 배경에 맞추어 가장 적응하기 쉬운 과를 선택했던 것이지요...

 

aquarium 안에 있는 Beluga를 보며 골똘히 생각 중

 

학교를 졸업하고 자동차 정비일이 아닌 engineering position으로 회귀를 하게 되면서, '내가 만약 전공을 자동차 정비가 아닌 engineering을 다시 전공했다면 어땠을까! 보다 수월하게 job을 잡지 않았을까? 또는, 회사에 적응하는데 있어서 보다 수월하게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만약에 engineering을 다시 전공했다면, 2년을 더 공부했어야 했을테고, 비용 및 나이 측면에서 더 안좋은 결과를 초래했을 수도 있을거야!' 라는 생각도 함께 하긴 합니다. 참, 인생이란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되니깐요...

 

제가 지난 포스팅에서 얘기한 것처럼, 저는 본과에 가기 전 4개월 동안 같은 학교에서 ESL을 수강하였습니다. 그래서 본과에 갈 수 있는 자격을 얻었고, 드디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본과에서 다른 나라의 국제 학생들 그리고, 캐네디언과 함께 수업을 들었습니다. 70%가 캐네디언이었고, 나머지 30%는 저와 같은 국제학생들로 구성되었었죠...국제학생들은 인도인, 중국인, 러시아인, 그리고 한국인 등등으로 구성되었었구요...한국인을 제외한 모든 학생들이 갓 20살이 되었거나, 20대인 아이들이었습니다. 캐네디언들은 대부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해서 입학한 애들이었고, 다른 국제학생들도 기껏해야 20대 중반의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모두들 혈기 왕성했고, 수업 시간에도 떠드는 아이들이 더러 있었지요...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한국인 아저씨들이 그렇듯이, 수업 첫 시간에 교수님들이 각 과목에 대해 소개해 줄 때, 나서지 않고 조용히 분위기 파악을 했었죠...솔직히 긴장이 많이 되었었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영어였죠...ESL에서는 영어 좀 한다는 평가를 받은 터라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면, native speaker들이 즐비한 본과에서는 어깨에 들어있던 풍선(?)이 바로 '뻥' 터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그 영어에 대한 압박감은, ESL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태풍같은 느낌이었죠... 그 때 또 한 번, ESL을 수강했을 때는 제가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바로 깨닫게 되었죠. ESL에서 강사들이 얼마나 배려하면서 또박또박 천천히 영어를 말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내가 영어를 잘하는 줄 알았다' 는 착각을 순식간에 깨뜨려 놓았었죠...학과 시작한 2주까지는 그 상황이 두렵기까지 했었답니다. '내가 과연 앞으로 2년 동안 해낼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과 함께 두려운 마음이 제 머리속 전체를 휘감아서 무지 괴로웠었답니다.

 

어두워 보여도 태양과 같은 희망이 있다

 

각 과목의 교수님들은, ESL 강사들이 보여주었던 영어 말하기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 과는 영어를 배우는 과가 아니고, 그 영어를 통해서 자동차 정비를 어떻게 하는지를 알려주는 과였으니까요...영어는 당연히 기본적으로 다 할 줄 알아야 했다는 것을, 너무나 당연했던 그것을 간과하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ESL에서 그 base를 다져주기 위한 시간과 함께 훈련을 제공했었다는 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지요...아니, 자기만의 도취에 빠져서 애써 무시했지 않았나 싶습니다. native speaker 인 캐네디언이 70%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굳이 국제학생들을 위해 영어를 천천히 얘기할 필요도 의무도 없었던 것이지요...국제학생들, 아니 한국인 아저씨들을 위해서 영어에 대한 배려를 한다면, 그것은 캐네디언에 대한 역차별이 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요...굳이 비유하자면, ESL은 전쟁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고, 본과는 전쟁 자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공포감이 태산처럼 크게 느껴졌기 때문에, '본과를 포기할까?' 라는 약한 마음까지 먹기도 했었답니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 시간이 해결해 주더군요...'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버티는 자가 강한 것이다' 라는 격언처럼, 열심히 하면서 버텨보니까 어찌어찌 졸업하게 되더라구요...ㅎㅎㅎ

 

캐나다 대학 첫 학기를 마치고 갔던 오타와 (2014년 겨울)

 

첫 학기 수강 시간표는 이미 정해져 있었고, 한 학기에 보통 8과목을 수강하는 초강행군을 강요받았었죠...그 이후에는 한국 대학교처럼 학생 본인이 각자 수강과목을 선정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첫 학기는 전공 6과목에 교양 두 과목으로 시작했습니다. 전공은 자동차 정비와 관련된 이론과 실습으로 적절히 분배되어 있었고, 교양은 수학과 작문(Writing)으로 구성되어 있었죠... 널널하게 2년을 보내야겠다는 제 계획은, 심각하게 차질이 생기게 되었죠.

 

교수님들은 대부분 친절했습니다. 좀 무뚝뚝한 교수도 있었지만, 대부분 괜찮았습니다. 학생증이라든가, 학교 부대 시설 이용은 ESL 때와 똑같았답니다.

 

이렇게 해서 2년 간의 험난한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음에는 그 이후 과정을 소개토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모두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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