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왠지 우울함이 느껴지는 날이었습니다.
기대했던 일이 생각보다 잘 안풀리고, 미래에 대한 걱정거리도 쌓여가며, 영어 실력은 생각만큼 늘지도 않고... 등등 많은 걱정들이 우후죽순처럼 몰려옵니다. 그렇다고 땀내며 으샤으샤하는 것도 아니고...참! 시간만 죽이고 있네요...그러니까, 또 시간은 가고 있는데 아무것도 진도가 나가지 못하니까 또, 걱정.... 내 안의 걱정이라는 샘물이 마를 날이 없습니다. 예전에도 걱정을 사서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캐나다 와서 그나마 많이 개선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아직도 멀었나 봅니다. 거기다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몸이 축 쳐지다 보니, 더 그러한 것 같습니다. 제 자신이 참 한심스럽게 느껴집니다.
다행히도 저녁 식사를 하는 중에 와이프가 "이틀 전에 냉동고에 넣어놓은 맥주가 얼어서 터졌어...어차피 샜으니까..." 라고 합니다. 기분도 꿀꿀하니 김빠진 그래도 시원하게 얼려진 맥주를 한 잔 하기로 했습니다. 타이밍 또한 기가 막히게...와이프가 야채 해물전을 해놓았네요...ㅎㅎㅎ 쉬원한 맥주와 와이프의 사랑스러움이 느껴지기에, 우울함이 서서히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아이들의 장난과 애교가 다음과 같이 곁들여지네요... 이래서 또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딸내미가 자기가 새롭게 만든 우유컵이 있다고 하며 우유를 부어놓고 자랑을 합니다. 그 컵(?)을 보고 '피식' 하고 웃으며 지나치려는데...저보고 잠깐 들고 있으라고 합니다. 자기가 우유 흘린것을 치우고, 우유를 냉장고에 넣을 동안에 말이죠...저도 장난기가 발동하여 그 컵을 아직도 녹지 않고 있는 얼음 상태의 맥주병 위에 살짝 올려놓고 외쳤습니다.
"아빠가 그냥 다 먹어버렸어! 메롱~!"
딸내미 왈, "안돼~!"
아들내미가 물어봅니다. "아빠 어디에 숨겨놓았어?"
딸내미도 물어봅니다. "정말 다 먹었어?"
ㅎㅎㅎ 제 손가락으로 그 컵(?)이 놓인 위치를 가리켰습니다. 아이들이 좋아라 합니다. 재미있다고...
그 후에 아들내미가 동영상을 찍습니다. 자기 딴애는 그 컵(?)이 맥주병 위에 잘 올려져 있는 것이 신기하게 보였나봅니다. 우스꽝스럽게 멘트를 날리며 그 상황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찍더라구요... 그 동영상 또한 저를 미소짓게 만들더군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러한 이유때문에도 가족이 함께 살아야하나 봅니다. 우울한 감정이 서서히 사라지고 다시 생동감과 활기가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오네요...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얼음맥주가 잘 안 녹더라구요...그래도 컵에 따라 보려고 시도해 보았습니다. 역시나 잘 안되었지만...손으로 병을 가격하여 얼음을 간접적으로 깬 다음에 다시 시도해 보았습니다. 여러번의 과정을 거쳐서 드디어 얼음상태가 유지된 맥주를 맛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을 아들내미가 신기하게 쳐다보면서..."아빠, 그렇게 먹으면 맛있어?" 라고 물어봅니다. ㅎㅎㅎ 그냥 웃지요...
와이프가 맛있게 부쳐준 부침개를 안주 삼아서 맥주 한잔을 시원하게 들이켰습니다.
뭐~!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겠지요...혹시라도(?) 내일은 좋은 날이 되기를 바라면서...
모두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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